쇼메 하이주얼리 전시 관람기|조세핀 황후에서 시작된 자연의 미학
쇼메 하이주얼리 전시 관람기|조세핀 황후에서 시작된 자연의 미학
쇼메 하이주얼리 전시 관람기|조세핀 황후에서 시작된 자연의 미학
안녕하세요, 하해탈입니다.
오늘은 쇼메(Chaumet)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Jewels by Nature’ 전시 후기를 소개할게요.
💎소개할 아이템 미리 보기
2026년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3일간 열린 이 프라이빗 전시는 쇼메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대규모 하이 주얼리 컬렉션이었다고 합니다.
총 75 피스가 한자리에 모인, 값을 매길 수 없는 그야말로 '메종의 정수'를 압축해 놓은 자리를 시크먼트의 초대받아 다녀왔습니다.
쇼메는 왜 '자연주의 주얼러'인가 - 1780년부터 시작된 정체성
쇼메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자연주의 주얼러(Naturalist Jeweller)’라는 정체성이에요.
1780년, 쇼메의 창립자 마리 에티엔 니토는 파리에 워크샵을 설립한 직후부터 자신의 서신에 "자연주의 주얼러"라는 서명을 남겼다고 합니다.
단순히 보석을 다루는 세공사가 아니라, 자연을 관찰하고 그 생명력을 금속과 보석으로 옮기는 사람이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의한 거죠.
이 철학은 메종의 가장 중요한 뮤즈였던, 나폴레옹과 조세핀 황후의 미감과도 깊이 맞닿아 있어요.
특히 조세핀 황후는 식물학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분으로, 말메종성에 거대한 정원을 가꾸며 전 세계의 진귀한 식물을 수집했거든요.
그 자연에 대한 사랑이 쇼메의 스타일 어휘 속에 그대로 뿌리내린 거예요.
이번 전시의 이름이 'Jewels by Nature', 즉 '자연이 빚은 주얼리'인 이유가 쇼메에게 자연은 단순한 디자인 모티프가 아니라, 메종의 존재 이유 그 자체인 것 같았어요.
쇼메의 시그니처 기법 - '필 쿠토(Fil Couteau)'를 아시나요?
제가 가장 감탄했던 건 사실 자연을 나타낸 디자인도 있었지만, 자연을 표현한 주얼리 세공 기법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제 입을 떡 벌어지게 했던 기법은 바로 쇼메 메종의 시그니처 세공 기술인 '필 쿠토(Fil Couteau)'예요.
필 쿠토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금속 프레임을 최소화해서 보석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시를 주는 정교한 하이 주얼리 세공 기술이에요.
보통 주얼리는 보석을 고정하기 위해 금속 발(프롱)이 보석을 감싸잖아요?
그런데 필 쿠토 기법은 그 메탈이 겉으로 거의 드러나지 않게 세팅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그래서 다이아몬드나 컬러 스톤이 마치 허공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절제된 세팅 방식이 왜 대단하다고 느꼈냐면, 메탈이 시선을 빼앗지 않으니까 진귀한 스톤의 광채와 순수한 매력이 극대화되더라고요.
이번 전시의 헤리티지 티아라부터 조세핀 시그니처 라인까지, 거의 모든 핵심 작품에 이 필 쿠토 기법이 적용돼 있었어요.
시크님들도 쇼메 주얼리를 보실 때 "메탈이 안 보이고 보석만 떠 있는 것 같다" 싶으면, 그게 바로 240년 장인정신이 만들어낸 필 쿠토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쇼메의 필쿠토를 가장 쉽게 이해하려면 바로 로고를 보시면 돼요!
남색 배경의 하얀 티아라, 그리고 티아라의 주얼리가 떠 있는 듯 보이시죠?
바로 이게 필 쿠토 기법을 표현한 것이랍니다!
전시의 여정 - 과거에서 현재로 흐르는 하나의 서사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진열해 놓은 게 아니라, 쇼메의 시간을 따라 걷는 하나의 '여정'으로 구성돼 있었어요.
코사이어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몰입형 시노그라피 공간을 만나요.
어두운 블루 톤 공간에 심미소 민화 작가님께서 작업한 미디어 아트로 구현된 꽃들이 흩날리는데, 그 사이사이에 메종의 헤리티지 티아라와 현대적 티아라가 한 공간에서 조우해요.
과거와 현재, 프랑스와 한국의 모티브가 한자리에서 만나면서, 쇼메가 쌓아온 시간의 깊이를 보여주더라고요.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잠깐 언급한 한국 민화 작가 심미소 작가와의 협업이었어요.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으로 유명한 분인데, 쇼메의 역사적·현대적 티아라에서 영감받은 그녀의 시각 작업이 미디어 아트로 펼쳐졌어요.
민화 속에 그려진 꽃과 자연이, 바로 옆 쇼케이스의 티아라 모티프와 그대로 이어지는 걸 보면서 '이게 진짜 파리지앵 장인정신과 한국 예술이 교차하는 대화구나' 싶었어요.
화려한 미디어 아트와 주얼리 아트가 한 호흡으로 흐르는 경험이었죠.
이 헤리티지 티아라 섹션에서 시대별 티아라의 변천사를 볼 수 있었던 게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백미였어요.
1800년대에 제작된 팬지 티아라는 정말 한참을 들여다봤어요.
그리고 아이비 티아라는 쇼메에서 처음 제작해 스페인 왕족에게 판매되었다가, 훗날 쇼메가 다시 사들여 복원한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240년의 역사를 지닌 메종이기에 가능한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한 작품에 두 세기의 시간이 담겨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실물 앞에서야 비로소 와닿았어요.
1910년대 티아라들도 있었는데, 이 시기는 여성의 패션이 급격히 변하던 때였잖아요.
화려하고 무겁던 디자인이 사회 변화에 따라 점점 단순하고 가벼워지는 흐름이 티아라에 그대로 묻어났어요.
주얼리가 시대의 거울이라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Jewels by Nature' 테마 틱 컬렉션 - 자연을 사실적으로 옮긴 걸작들
1) 달리아 - 조세핀 황후가 사랑한 꽃, 강인한 여성성
제가 이번 전시에서 정말 입이 여러 번 벌어졌는데요.
그중에서 맨 먼저 마음을 빼앗긴 건 달리아 컬렉션이었어요.
찬란하게 피어난 달리아꽃을 다이아몬드 세팅으로 구현했는데, 입체적인 꽃잎이 진짜 살아 움직이는 것 같더라고요.
평면적인 꽃이 아니라, 막 만개하는 순간의 볼륨감이 그대로 담겨 있었거든요.
그야말로 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사적인 이야기를 조금 풀어내자면, 달리아는 조세핀 황후가 사랑했던 꽃이라고 해요.
강인한 뿌리와 끈질긴 생명력 때문에 의연하고 성숙한 여성성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단순히 예쁜 꽃이 아니라, 한 시대를 호령했던 황후의 자기 서사가 담긴 모티프인 거죠.
특히 달리아 티아라는 트랜스포머블 디자인이라 꽃송이를 분리해서 브로치나 헤어 장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여성의 강인함을 동시에 담아낸, 진짜 예술적인 작품이었어요.
2) 스워드 릴리(글라디올러스) - 수년에 걸쳐 엄선한 모잠비크 루비의 향연
스워드 릴리, 즉 글라디올러스 컬렉션을 보며 루비 러버인 저는 이 작품 앞에서 발걸음이 안 떨어져서 계속 서성거렸어요.
만개한 순간의 강렬한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포착한 작품인데, 풍성하게 피어오른 꽃의 볼륨감이 놀라울 만큼 사실적이었어요.
그런데 진짜 이 작품의 백미는 루비예요.
수년에 걸쳐 엄선한 쿠션 컷 모잠비크 루비가 세팅돼 있는데, 타오르는 듯한 붉은 컬러가 꽃의 강렬함과 생동감이 그대로 전달되더라고요!
듣기로는 같은 컬러의 루비를 여러 개 모으는 게 정말 어렵다고 해요.
특히 천연 보석은 하나하나 색이 다 다르거든요.
그걸 수년 동안 엄선해서 한 작품에 모았다는 건, 그 자체로 메종의 시간과 정성을 증명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글라디올러스는 전통적으로 사랑, 용기, 충성심을 상징하는데, 그 의미까지 깊이 있게 담아낸 걸작이었어요.
3) 워터 릴리(수련) - 황금빛 임페리얼 토파즈, 그리고 트랜스포머블의 미학
수련을 모티프로 한 워터 릴리 컬렉션은 참으로 섬세하다고 느꼈어요.
오픈워크 기법으로 레이스처럼 가볍고 공기 감 있는 실루엣을 완성했는데, 자연 위에 부드럽게 떠 있는 겹겹의 수련 꽃잎이 정말 우아하게 움직이는 것 같았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임페리얼 토파즈라고 생각했습니다.
따스한 태양 빛을 머금은 듯한 황금빛 광채를 발산하는데, 거기에 스피넬이 더해지면서 작품 전체에 온기와 생명력이 감돌았어요.
그리고 워터 릴리도 트랜스포머블 디자인이라고 하더라고요.
하나의 주얼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는 기능성과 예술성, 그리고 착용의 자유까지 모두 담아낸 자연의 아름다움과 쇼메의 혁신적 디자인 철학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현대적 하이 주얼리였다고 감히 평을 내려봅니다.
4) 클로버 & 펀 - 행운과 영원을 담은 콜롬비아 에메랄드
초록 파랑 러버의 심장 소리가 바깥까지 들리게 했던 바로 이 제품은 클로버 & 펀 피스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제품이 쇼메 자연주의 세계관의 정수를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쇼메 아카이브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행운의 상징 클로버와 재생과 영원을 의미하는 원초적인 고사릿과 식물 잎이 조화를 이루고, 자연이 지닌 생명력과 끊임없는 순환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행운, 재생, 영원이라는 깊은 의미를 지닌 예술 작품이었어요.
조세핀 시그니처 컬렉션 - 손가락과 목 위의 티아라
쇼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모르는 분들은 없으실 것 같은데요.
테마 틱 컬렉션이 자연을 사실적으로 옮긴 라인이라면, 조세핀 컬렉션은 티아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그니처 라인입니다.
전시의 흐름도 헤리티지 티아라에서 이 조세핀 라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조세핀 컬렉션의 시그니처는 V자 실루엣과 페어 컷(물방울) 다이아몬드예요.
페어 컷은 조세핀 황후가 가장 사랑했던 커팅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쇼메의 거의 모든 시그니처 작품에 이 물방울 컷이 살아있어요.
조세핀 라인에서 '아그레뜨'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건 백로 깃털 장식 머리 장신구를 뜻한답니다!
조세핀 황후가 사랑했던 헤어 장신구에서 영감받은 기법이에요.
아그레뜨 임페리얼 디아뎀은 마치 반짝이는 물방울처럼, 공기처럼 가벼운 세팅이 중앙의 페어 컷 스톤을 눈부시게 감싸안는 작품이에요.
무성한 정원과 살아있는 자연, 반짝이는 물방울을 동시에 연상시키는, 조세핀 황후에게 바치는 빛나는 오마주죠.
조세핀 에끌라 플로럴 네크리스는 이번 전시에서 정말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작품 중 하나였어요.
센터 스톤은 마리 에티엔 니토가 나폴레옹의 대관식 검에 세팅했던 전설적인 다이아몬드 '리젠트(Regent)'를 오마주한 거라고 합니다.
트랜스포머블 - 쇼메가 주얼리에 담은 '자유'의 철학
전시를 보면서 계속 등장한 키워드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트랜스포머블(Transformable)'이에요.
달리아 티아라는 꽃송이를 분리해 브로치로, 워터 릴리와 와일드 로즈는 다양한 방식으로, 로리에 티아라는 벌 장식을 떼어내 브로치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해요.
헤리티지 티아라부터 현대 컬렉션까지, 쇼메는 줄곧 '하나의 주얼리를 여러 방식으로 착용하는' 전통을 이어왔어요.
티아라는 원래 특별한 날에만 쓰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그걸 브로치로, 헤어 장식으로, 펜던트로 변신시킨다는 건 주얼리를 박물관 유리장이 아니라 여성의 일상으로 끌어내겠다는 철학 아닐까요?
240년간 티아라의 대가였던 메종이, 그 티아라를 현대 여성의 삶 속으로 데려오는 방식이 바로 트랜스포머블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공간 후기 - 성수동 한복판의 파리지앵 정원
작품 이야기를 잔뜩 했지만, 사실 이번 전시는 공간 자체도 작품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코사이어티 성수는 우드 빔이 살아있는 천장 구조의 문화 공간인데요.
쇼메가 이 공간을 자연주의 컬렉션을 위한 정원으로 완벽하게 탈바꿈시켰어요.
살아있는 나무와 식물을 곳곳에 배치하고, 화이트 좌대 위에 주얼리를 올려서 마치 정원에 보석이 피어난 것처럼 연출했거든요.
자연광이 우드 빔 사이로 들어오면서 다이아몬드가 더 영롱하게 빛나는데, 그 광경이 진짜 잊히지 않아요.
이번 전시에서 특별히 좋았던 것은 일부긴 했지만, 프랑스 파리 쇼메 본사에서 직접 오신 디렉터님의 도슨트였어요.
각 작품이 어떤 영감에서 출발했는지, 어떤 헤리티지 티아라를 재해석한 건지, 어떤 장인이 얼마의 시간을 들였는지 이야기를 풀어주셨거든요!
혼자 봤다면 그냥 "예쁘다" 하고 지나갔을 작품들이, 스토리를 듣는 순간 완전히 다르게 보였어요.
이런 깊이는 책이나 사진으로는 절대 못 얻는 것이지 않을까요?
쇼메 실제 착용 후기
제가 위에서 루비와 에메랄드에 대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스톤은 바로 사파이어랍니다.
그래서 저는 사파이어 목걸이를 착용해 보았습니다.
제가 브랜드 파헤치기 할 때마다 나오는 구역은 바로 방돔 광장인데요!
한 번도 이사하지 않고 방돔 광장을 240년이나 지켜온 쇼메는 방돔 광장에서 영감받아 토르사드 컬렉션을 갖고 있어요!
저는 평소에도 토르사드 컬렉션을 좋아해서, 토르사드 하이 주얼리도 착용해 보았습니다.
저는 쇼메를 처음 만났을 때, 이 메종을 "공주 같은 우아한 브랜드"라고 생각했어요.
또, 뮤즈가 송혜교 님이다 보니 더더욱 '우아하고 공주 같은 브랜드가 아닌가' 했지요!
그런데 이번 'Jewels by Nature' 전시를 보고 나서 확신하게 됐습니다.
쇼메는 그냥 우아한 게 아니라, 진짜로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의 우아함을 담은 메종인 것을요.
1780년 창립자가 "자연주의 주얼리"라고 서명한 그 마음이, 240년이 지난 지금도 달리아 꽃잎 하나, 수련 잎사귀 하나, 고사리 잎맥 하나에 그대로 살아있던 진심, 단순히 "자연을 모티프로 썼다"가 아니라 자연의 생명력 그 자체를 금속과 보석으로 옮기려는 집요한 장인정신 이런 것들이 쇼메라는 브랜드의 본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필 쿠토 기법으로 메탈을 지워 보석만 공중에 띄우고, 트랜스포머블 디자인으로 티아라를 일상으로 데려오고, 수년에 걸쳐 같은 색의 루비를 모으는 그 모든 시간이 결국 "자연을 가장 아름답게 기념하겠다"는 한 가지 의지로 모이는 거죠.
이번 전시는 마무리되었지만, 메종마다 하이 주얼리들이 배치되어 있으니, 꼭 메종에 들려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쇼메의 페어 컷과 필 쿠토는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르게 빛나기 때문에, 두 눈으로 직접 봐야만 진가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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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