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꼬르소 꼬모 서울 X 파리 오르송 COLOR, SERVED 프라이빗 디너 후기
10 꼬르소 꼬모 서울 X 파리 오르송 COLOR, SERVED 프라이빗 디너 후기
10 꼬르소 꼬모 서울 X 파리 오르송 COLOR, SERVED 프라이빗 디너 후기
어제는 청담 10 Corso Como에서 열린 조금 특별한 디너에 다녀왔어요.
(10/29~30일 2일간만 진행)
파리의 레스토랑 ORSON과 10 Corso Como Seoul이 함께한 프라이빗 디너, COLOR, SERVED.
좋은 기회로 초대받아 참석했는데요.
사실 저는 이번 디너의 주인공인 이수(Esu Lee) 셰프님을 잘 몰랐습니다.
함께 간 동행의 지인이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파리에서 ORSON과 JIP을 이끌고 계신 한국인 셰프님으로,
JIP은 2026년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된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실제로 뵈니 단번에 느껴지는 게 있었어요.
이분, 굉장히 Artistic하시구나!
뭐랄까, 자신만의 세계가 확실한 아티스트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아우라가 있었달까요.
이날 디너의 테마는 COLOR, SERVED.
단순히 색을 활용한 요리가 아니라, 한국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네 가지 컬러로 풀어낸 코스였어요.
Yellow — 희(喜), 기쁨
Red — 노(怒), 분노
Grey — 애(哀), 슬픔
Green — 락(樂), 즐거움
색을 맛본다는 발상도 흥미롭지만, 그 안에 감정을 담았다는 점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등장한 아뮤즈부쉬부터 맛있었어요.
앙증맞은 한입 요리들이었는데, 작은 크기와 달리 존재감은 확실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저의 베스트는 랍스터와 파스타.
Red 코스의 랍스터는 비트와 허브, 타라곤 오일 등이 어우러진 요리였는데요.
화이트 플레이트 위에 놓인 컬러풀한 재료들이 그 자체로 작은 작품 같았어요. 맛도 물론 훌륭했고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더 흥미로웠던 건 Grey 코스의 파스타였습니다.
처음 서빙되었을 때는 알록달록한 재료들이 어우러져 정말 예쁜 접시였거든요.
그런데 이걸 섞으면 색이 점점 회색으로 변해요.
셰프님은 이 요리에 삶의 애환을 담았다고 하셨어요.
겉으로 보기엔 다채롭고 아름답지만, 그 안에는 저마다의 슬픔과 애환이 섞여 있다는 것.
설명을 듣고 다시 접시를 보니 조금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무엇보다 이런 스토리텔링이 억지스럽지 않았다는 게 좋았어요.
요리에 담긴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있었지만, 일단 파스타 자체가 정말 맛있었거든요.
역시 아무리 철학이 깊어도 음식은 맛있어야 한다는 것.
이후 제주 옥돔과 한우 바베트 등 한국적인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들이 이어졌고,
막걸리 젤라토와 망고 타르트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막걸리 젤라토는 단청안에 들어있고, 포크로 톡 깨부수면 안에 젤라토가 나왔어요.
정-말 예뻐서 깨고 싶지 않았습니다. ㅎㅎ
공간은 익숙한 10 Corso Como 특유의 분위기 그대로였지만,
그날 접시 위에서 펼쳐진 이야기는 꽤 새로웠어요.
덕분에 맛있는 음식도 먹고, 새로운 셰프도 알게 된 즐거운 저녁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그 회색 파스타.
살다 보면 기쁨도, 분노도, 슬픔도, 즐거움도 결국 한데 섞이기 마련이니까요.
다음에 파리에 간다면 ORSON도 한번 방문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